낯선 도시에서 마음을 붙잡아 주는 건, 다름 아닌 익숙한 맛!
바쁘고 복잡한 자카르타의 하루 속, 우연히 걸음이 닿은 밑반찬 맛집 한식당 ‘토박’은
그 이름처럼 오래된 고향의 풍경을 떠오르게 하는 공간이었다.
토박의 외관은 자카르타의 거리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소박한 간판, 나무로 만든 창틀, 그리고 어딘가 정갈하게 정리된 입구.
아기자기한 토기 인형과 한국에서 건너온 듯한 장독대 모형까지.
새로 지어진 식당들의 화려함과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길가다 마주할 수 있는 어느 한국 시골 맛집이 분위기가 조금 나기도 한다.
첫 숟갈을 뜨는 순간 전해지는 된장찌개의 깊은 맛
몽당 몽당 썰린 두부와 야채, 그리고 게.
함께 나온 정갈한 반찬들은 어머니의 손맛처럼 담백하고 정성스러웠고,
돌솥에 갓 지은 밥은 윤기가 자르르 흐르며 고소한 향을 가득 안고 있었다.
무엇보다 나는 돌솥밥에 이은 이 누룽지가 참 좋다.
집에서 끓는 물에 누룽지 몇 조각을 넣고 끓여 먹는 맛과는 참 다른 맛.
떠먹을 수록 얼마나 구수한지,
한 숟가락 떠먹을 때마다
입맛 깔깔하면 누룽지에 젓갈, 김치 한 조각으로 후루룩 한 끼 때우던 친정 엄마 생각이 겹쳐지는 것이
별 것 없는 누룽지가
그냥... 그냥... 따뜻하고 맛있었다.
부추전, 샐러드, 콩자반, 무 나물, 숙주 나물, 김치 종류, 오이지 무침, 시래기 무침, 오뎅 볶음, 마늘 쫑 된장 무침.....
가짓수 많았던 밑반찬들이 하나같이 짜지 않고, 담백하니 맛도 정갈하다.
미리 담아 놓은 티가 나거나, 다시 리필하고 싶지 않았던 한식당들도 몇 곳 있었는데.....
이날 우리집 1호는 순댓국밥을, 2호는 광양 불고기를, 아빠는 돌솥밥, 나는 된장찌개를 먹었다.
광양 불고기 1인분이 44만 루피아니 가격은 조금 있는 편.
그러니 고기를 원할 땐, DOMA나 정육식당 하누, 하남돼지집 등 고기 전문점으로...
가끔 집 밥 생각 날 때는
이곳 토박도 괜찮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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